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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숙제-1-

상시 2010. 12. 21. 03:53

 소나무와 수묵이란 재료로 오랫동안 작업을 하다보니 붓을 들면 습관처럼 그려지는 소재가 주로

나무 였던것 같고 거기서도 나무의 종류나 화구 재료의 변용에 머무르고 말았지만 새로운 작업

방식의 모색과 관심 마저 버렸던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수 많은 예술 사조와 유행 가운데 현대와 전위라는 구호 아래 일종의 멀미를 느끼고 또한

역으로 더 이상의 현대성에 멱살을 잡혀 끌려가고 싶지 않다는 피로감이나 자괴감에 시달렸던것

도 사실이다

예술이라는 것이 어떤 궁극의 가치를 포함 하는 절대의 것이라면 여기에 발전이나 진화라는것도

급변하는 사회의 관성이 끼치는 맹목의 추구 같다는 생각도 한편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쏠림이나 가치 편향을 지양하고 다양한 문화의 스펙트럼을 만드는것은 분명 바람직하고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오랜 관찰과 숙고가 보이는 내공과 적공이 보이는 작업도 감동적이지만 벼락같은 아이디어나 새

로운 창조의 싱싱한 발견도 작품을 즐기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오브제 만큼 여러모로 함의적이며 다양하게 이용되고 공감을 받는 재료도 없는것 같다
심지어 재료의 발견 자체만으로도 이미 창작의 가치를 인정 받는듯 하다
도처에 묻혀 잠자고 있는 그 어떤 물체도 예술가의 창작에 의한 발굴이 되면 훌륭한 오브제로 재

탄생하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국제 갤러리에서 관람한 독일의 안젤름 라일의 작품이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

며 차용과 변용을 표현한  작가이다

아크릴 알루미늄 호일 네온 빛 콘크리트 등을 사용하며 작업하는 라일은 다양한 이즘에서 벗어나

작업하는 오늘날의 작가들과는 정반대로 모더니즘으로 회귀 하면서 이를 재구성하고 재해석한다

고 한다 대형 사이즈의 회화와 조각 부조 그리고 발견된 오브제를 통한 설치 등이 작업의 주를 이

루는데 작가는 이런 작업을 통해서 모더니즘 미술운동의 정신을 전적으로 계승 하면서 추상표현

주의 색면회화 등의 20세기 미술사의 개념과 스타일을 부활시킨다고 한다 이것은 차용의 방법을

통해 변화하는 기술문명과 우리의 삶 속에서 고급예술과 저급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작가 자신만

의 진정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오브제는 이미 우리의 수많은 생활과 함께 한 너무 평범해서 번득이는 창작의 눈이 아니라면 도

저히 작품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평범한 물질이 대부분이다

현대예술이 장르를 일일이 따로 분류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다양성과 한계를 잊은지 오래지만 어

거지가 아닌 인간의 보편타당성과 경험의 교감도 큰 몫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브제가 갖는 힘(교감)이 여기서 올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출처 : 소나무 아래서
글쓴이 : 그리고 원글보기
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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