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올린 글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상시 2009. 11. 8. 02:57

         모처럼(모처럼을 이해 못할 자 있으리라) 남행을 위해 오른 고속버스에서 바라본  들과 산의 가을은 깊어가고

              나는 의자에 길게 앉아 대중 교통을 이용한 여행의 즐거움과 효용성을 다시 확인 한다 이젠 자동차가 필수품이

              된 지 오래라 나를 아끼는 선배님이 수년전 부터 새 차 딱지만 띤 jeep를 언제든 가져 가라 했고 아직 그대로다

              물론 꼭 필요 하다면 어떻게 해서든 차를 마련 했겠지만 나의 일과 생활 규모에선 그다지 아쉬움을 못 느끼는

              편이다

              악양길도 오지인지라 구례까지 가서 대안 학교에서 영어 선생하는 david을 만나 실려 가기로 했다 나 때문

              에 한시간 늦어 도착할 것이지만 말도 안 되는 나의 자칭 뉴요커을 인정해 주며 jeep를 준비 했으며 언제든 

              나의 안위를 위해 달려와 주는 거룩한 엉아다 둘 다 팦과 포크 음악을 좋아 하는지라 나의 제안(나의 일방적)으로

              이번 주말엔 전주 대신 악양 동네 밴드를 만나러(이 엉아가 놀 땐 같이 남준집을 자주 갔었는데 요즘 본 지도

              오래 됐고 이번에도 사실 친구를 보러 가지만) 가기 위해 일찌기 약속을 해 뒀었다

              우리가 구례에서 만나 사시사철 아름답기로 유명한 명품 도로인 단풍이 반사된 섬진강길을 지나고 누르고 너른

              평사리 들판과 대봉시가 가로수가 된 마을을 삼십여분 동안 올라 목적지에 당도하니 놀기 딱 좋은 늦은 네시다

              

              정확히 1부가 끝난 네시 부터 시작한 (술)판은 다음날 새벽을 건너고 오후에는 월욜 출근 있는 한 팀을 보낸후

              본격 시작을 했는데 악양 뒤 지리산을 넘는 차마고도 닮은 길을 구비구비 넘으니 깊은산 계곡 물이 흐르고 무협

              만화에서 본듯한 사람과 큰 집이 나왔고 우리는 무협지 속으로 들어가 또 한번의 음주 가무의 날밤을 건너야 했다

              사십여 시간의 용맹정진을 마치고야 지리산 탈출을 시도 했는데.....구례를 오니 상경 버스는 두시간여를 기다

              려야 한단다 우리의 배웅을 맡은 구례 사람이 일단 남원까지 배달을 한다고 했으니 남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

              는 이유는 많다 나는 냉큼 남원에서 소리 하는 후배를 불러 샛집 추어탕으로 술로 혹사한 위장 복원 노력 하

              였으나 결국 전주에서 불시착을 하고야 말았다

              전주에서 잔뼈를 굵힌 나로선 볼 일도 많았지만 워낙 치열한 지리산 전투로 내상을 입은 관계로 엄살로 연명

              하며 서울....하 정말 집으로 가는길은 머나먼 길이다

              서울에선 다행히(?) 친구가 몸살 때문에 느슨한 술판을 벌여 싱거운 판정승을 거뒀다

              아직은 집에 다 온 것이 아니다

              그동안 몸상태가 왠만 하질 못해 번번히 외포리를 그냥 지나 갔는데 이번에도 왠만 하질 못해 그냥 지나치려고

              독하게

              맘을 먹고 강화에서 외포리행 차에 올랐다 섬에서 내렸을때 마을 들어가는 버스 시간표를 머리속에서 찾아보니

              한시간여가 남았다 어이할까 고민하다 아차 섬에서 나올때 자전거를 타고 나온 것이다 평소 같으면 섬 쪽 부둣가에

              맡겼는데 지난 외출땐 외포리 '바다가 그리...'에 맡긴것 하는수 없이 요청 메시지를 던졌더니 타고 온 트럭엔

              자전거가 들어 있지 않았고 나는 그의 집으로 인양 되었고 남은 막걸리가 두병 밖에 안 된다고 했고 나는 만만

              하게 방어를 했고 그러나 이어 도착한 장씨 아저씨의 추가 막걸리가 왔고 나는 잠시 멈칫 했고 나와 작별 나눈걸로

              알았던 지리산 생태 목수님이 와서 저녁을 먹자고 했고 일은 이쯤 되니 자연스레 삼호 횟집의 삼식이 매운탕과

              롹캠프까지....이번에도 휴~간단히 외포리 기본 삼종삼색집을 순례 했다

             

                         집에 와 보니 추위에 쉽게 어는 무우가 젤 걱정이 됐는데 잎은 약간 부시시 몸살을 앓았으나 얼지 않은것

                         같았다 배추는 왠만한 영하 날씨에도 씩씩하다 그러나 토마토 결명자 고추 맨드라미 그대로 얼어 죽었다

                         너무 색이 짙고 뚱뚱하여 나에게만 타박을 받던 맨드라미는 처참하여 차마 사진도 올리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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